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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가 없어서 실패하는 걸까, 실패해서 싸가지가 없어지는 걸까읽다/오늘의 문장 2021. 4. 29. 16:06
나는 그간 싸가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가장 많이 들은 반론이 “싸가지가 문제가 아니라 정책과 어젠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이 기회를 빌려 한 걸음 더 들어간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다. 내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언어의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그리고 개인이 아닌 집단의 세계에서 ‘태도’와 ‘비전·철학’, ‘싸가지’와 ‘정책·어젠다’는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준만의 화이부동]다시 문제는 싸가지다일리 있는 지적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특히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에서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실패의 원인을
태도로 핑계 삼는 건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현재 문재인 정부가 겪고 있는 곤궁한 상황은
정책과 어젠다를 실현할 만한
환경적 요건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물론 이 말을 달리하면 환경적 요인을 극복할 만큼의
실력이 없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개혁이라는 건 늘 현실적·환경적 요인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그 저항을 이겨냈느냐 그러지 못했느냐와는 별개로
그 저항의 강도는 다를 수 있다.나는 문재인 정권이 맞이한 그 저항의 강도는
다른 어느 정권에서 일어난 저항보다 강력했다고 본다.
우리 사회 권력의 정점인 검찰과 언론을 동시에 상대해야 했으니 말이다.관찰자 입장에서 남의 실패를 비웃으며
‘그 XX 싸가지가 없어서 망한 거야.’라고
비난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해소감을 느끼는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하지만, 실패를 바탕으로 무엇이라도 하나
나아지려는 마음을 가진 자라면
(실제로 정말 태도가 별로였더라도) 태도보다는
객관적 실패 요인을 찾아 분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읽다 > 오늘의 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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