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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 권선징악이라는 판타지즐기다/영화 2019. 7. 9. 14:27
● 인상비평을 빙자한 아무말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다.
집에서 딴짓하면서 봤는데도 이상하게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왜지?’
액션이 빵빵 터지거나, 엄청 웃기거나, CG가 화려하거나 등등
보통 눈길을 끌 수 있는 요소가 없음에도 몰입이 돼 신기했다.뭐.. 사실 답은 간단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좋은, 잘 만든 영화니까.그리고 과하지 않았다.
모든 연출에는 의도가 들어있겠지만,
이 영화의 연출에는 그 의도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그 의도가 100% 성공적이었다고 표현해야 할까?‘암살자의 도시’라는 극단의 상황을
오버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렸기에 더 묵직하게 가슴에 남는다.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스틸 이미지)● 권선징악이라는 판타지
권선징악은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다.
착한 주인공은 행복하고 나쁜 악당은 벌을 받는 이야기.시카리오를 보면서 왜 권선징악이라는 이야기가
이토록 오랫동안 반복되는지 생각하게 됐다.그리고 내리게 된 결론은,
권선징악이 판타지였다는 것.물론 현실에서도 가끔은
착한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나쁜 사람이 벌을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에
나쁜 사람들이 잘먹고 잘 살고 착한 사람들은 힘들고 불행하게 산다.그렇기에 착한 사람이 잘사는 세상을 이야기 속에 풀어내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판타지로 소비된 것 아닌가 싶다.반면에 시카리오는 판타지 속에서는 늘 명확하던
선과 악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조명한다.발버둥치고 저항하고 자신이 믿는 선을 위해 행동하지만,
결국 주인공마저 자신의 선이 무엇인지 길을 잃고 좌절하고 무너지는 모습을.그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살지는 관객의 몫일 거다.
죽거나 죽이거나 또는 침묵하거나.
-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273481-sicario?language=ko-KR
- 별점: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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