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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정하기까지가 오래 걸렸네요
    나, 지금, 여기/살다보니 2022. 5. 14. 14:02

    테라가 완전히 망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제하고 오늘까지 처분 가능한 테라 계열 토큰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글쎄요. 정확히 계산해보진 않았지만, 못해도 최소 2억은 넘었던 자산이 겨우 1300만 원 정도 남았네요.

    아, 물론 루나는 빼고입니다. 루나는 스테이킹 중이어서 팔지도 못했죠.

    루나까지 포함한 금액은 맘 아파서 밝히지 못하겠네요. ㅎㅎ

    어제부터 테라 자산을 정리하면서 조금만 더 일찍 현실을 받아들였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너무 스트레스가 커서 아예 아무것도 보지 않았던 것이 지나고 보니 아쉽습니다.

    그렇게 쉽게 이성적으로 대응할 만큼 여유도 없었고 그만큼 테라 체인에 대한 애정도 컸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하나 남은 희망이라면 UST 디페깅 이전의 스냅샷을 찍고 새로운 버전의 테라 체인을 런칭할 계획이 전해졌다는 것 정도겠네요.

    루나 스테이커와 UST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체인의 루나 코인을 에어드랍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테라와 함께한 지난 3년간의 제 여정은 여기서 끝이 난 듯합니다.
    파이어족을 꿈꾸게 해준 루나이기에 정말 저에겐 애증의 대상이네요.

    꿈을 꿀 수 있어서 좋았고 그 꿈의 일부라도 현실로 바꾸지 못한 제가 아쉽고 이 사태로 피해를 모든 분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작할 순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훨씬 보수적인 태도로 임하게 될 테고요. 또, 당분간은 그동안 쏟아부었던 것과 같은 열정을 쏟진 못할 것도 같네요.

    주절주절 길어졌습니다만, 다들 힘내시고 안 좋은 생각은 하지 마세요.
    경제적 자유의 꿈이 사그라들었다고 내 삶의 자유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루나틱이어서 즐거웠습니다. 다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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