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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이 (그나마) 하드캐리하는 영화즐기다/영화 2018. 1. 29. 21:33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이병헌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그 믿음은 배신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외에 모든 건 기대 이하였다.
한국 영화는 참 들쭉날쭉하다. 영화의 완성도와 짜임새가 훌륭한 영화도 종종 나온다. 동시에 여전히 2000년대(어쩌면 9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영화도 자주 눈에 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내게 옛날 옛적 올드한 한국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웃음 코드는 확실했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너무 허술했다.
기본적으로 복선이 부실하다. 게다가 이병헌은 복싱 선수고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을 지닌 천재 피아니스트다. 한 영화에 두 가지 요소가 동시에 등장한다. 안 그래도 짜임새가 엉성한데 이야기의 흐름이 집중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느낌을 준다.
그 이유는 시나리오가 개판이기 때문일 거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다는데, 추정하건대 아마 제작사 쪽으로부터 이런저런 압박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한국 영화는 신파가 들어가 줘야 돼요.
피아노 꽈광! 신들린 연주! 이런 거 들어가야죠.
제작사의 횡포(?)로 인해 이리저리 수정하고 뜯어고치다 보니 원래 시나리오는 온데간데없어진 것 아닌가 싶다. 만약 원래 시나리오 그대로라면... 그건 정말 답이 없다. ㅠㅠ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장면은 감독이 가장 공을 들였을 영화 후반부의 피아노 연주씬이다. 피아노라는 장치를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그 장치가 너무 과했다. 최소한 그렇게 가기까지의 과정이라도 더 친절히 설명해줬으면 나았을 텐데 그런 것도 없다.
그냥 "피아노 잘 쳐~"라는 이야기만 나왔다. 그리고서 '현란 그 자체'의 연주가 등장하니 보는 입장에선 '이게 뭥미'란 말이 나올 수밖에.
그래도 건질 만한 것들
배우들의 연기는 사실 흠잡을 데가 없었다. 박정민은 몇 달간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 장면 자체가 굉장히 과하고 생뚱맞았다는 점이 문제지만.
웃음 포인트는 잘 살렸다. 개인적으로 이병헌이 (그나마) 하드캐리한 영화라고 본다.
세 줄 요약과 별점
영화의 플롯이나 서사에 관심이 없다면 신나게 웃고 울고 나올 수 있다.
영화의 짜임새나 완성도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짜증이 치밀어오를 수 있다. 어쩌면 초반부터.
여전히 힘들고 괴로운 우리네 삶을 담긴 했다. 공감도 가고 슬프고 아프기도 하다. 그런데 지겹다.
내 맘대로 별점은 5점 만점에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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