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퍼스트맨' - 단 60초를 위해 2시간이 지루한 영화

영화 '퍼스트맨'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 '라라랜드'와 '위플래쉬'로 유명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작품입니다. 위플래쉬를 워낙 재밌게 봤기에 기대가 되기도 했고요. 또, 지인이 강력 추천한 영화기도 해서 바로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실망입니다. 영화가 너무 지루해요.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 혹은 '마션' 같은 우주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에 가신다면 크게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부터 사실 새로울 건 없죠. 모두가 다 잘 아는, 인류 최초 달 착륙 미션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를 다루는 시점이 다르긴 합니다. 달 탐사 미션이 중심이 아니라 우주비행사인 닐 암스트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너무 다큐스럽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정적이고 조용합니다. 좋은 말로는 잔잔하고요. 나쁘게 표현하면 엄청 졸립니다. 게다가 다큐스러운데 심지어 내레이션도 없는 다큐입니다. 대사도 많지 않아요.

그렇다고 영화가 불친절한 건 아닙니다. 큰 줄기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니까요.

미국이 가장 먼저 달 탐사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 닐 암스트롱이다.

이겁니다. 스포 아닌 스포죠.

결국, 이 이야기를 '어떻게 다르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인 건데요. 이 영화는 그냥 그대로의 '생활' 을 보여줍니다. 다큐스럽다고 한 게 바로 이 지점인데요.

닐 암스트롱은 우주비행사이면서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그리고 어린 딸을 잃은 아빠죠. 이 영화는 크게 우주비행사와 딸 잃은 아빠라는 닐 암스트롱이 맡은 두 역할에 주목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갈등 구조가 두 개로 갈라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중 특별히 부각되는 갈등이 없습니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보여준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재미가 없습니다.ㅠㅠ

재미는 우주 저 멀리로. jpg

뭘 말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으나

그렇다고 전혀 엉망진창인 영화냐, 그건 아닙니다.

전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걸 주제로 꼽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고 영화에 물었을 때, 무엇이 됐든지 답이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퍼스트맨은 답이 있습니다. 그 답을 위해 2시간여를 질질 끌었다는 점이 굉장히 지루했습니다만, 주제는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맥스용으로 촬영된 달 착륙 장면은 꽤 멋졌습니다. 넓은 시야의 달 지면과 함께 약간의 소음이 있기에 더 적막했던 음향 효과는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그 단 60초를 위해 일부러 그런 연출을 택했다고 한다면 관객은 그렇게 관대하지 못하다고 대답해주고 싶네요.

달 착륙 장면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퍼스트맨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 주제라는 것도 사실 특별할 게 없었고요. 라라랜드에서 보여준 영상미나 위플래쉬에서 보여준 뛰어난 몰입감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같은 감독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다른 스타일의 영화여서 솔직히 '그냥 해보고 싶었던 거 해본 것 같다' 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결과는 별로네요.

• 한 줄 평 : 역시 성공해야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수 있는 듯
• 평점 : 10점 만점에 5점

그냥 더 하고 싶은 말

아, 그리고 카메라 앵글도 불편했습니다. 스케일 크게 빵빵 터지는 영화가 아니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만, 얼굴 클로즈업이 너무 잦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카메라가 너무 흔들립니다. 안 그래도 클로즈업 돼 있는데 클로즈업 장면의 대부분에서 카메라 앵글을 흔드니까요. 보는 게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보통 앵글을 흔드는 이유는 해당 인물의 감정 상태나 상황의 긴박감이나 기타 등등의 효과를 위해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영화에서는 글쎄요... 전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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