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말] 나는 행복한가?나, 지금, 여기/아무말 2018. 4. 24. 21:02
1
기분 좋게 올라가는 숫자들을 보다가 문득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뜬금없다.
삶이란 고통이고 외로움이라는 걸 어렴풋이 이해하는 나이가 됐지만, 불현듯 찾아드는 허무감엔 당할 재간이 없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봐도 될 일인데, '저 숫자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라는 근본적 물음.
사실 이런 증상은 내 투자금이 끝을 모르고 0을 향해 수렴하던 때도 경험했던 일이긴 하다. 내 돈인데 내 돈 아닌 것 같은, 덤덤함. 그 괴이한 느낌.
2
너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만 몰두했기 때문일까?
처음엔 재밌어서였고 (물론 지금도 재밌지만) 지금은 혹시 모른다는 습관적 기대에 따라 움직이는 듯하다. 지금 주운 먼지 같은 액수의 코인이 혹은 공짜로 챙긴 에어드롭이 나중에 꽤 쏠쏠한 보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기대.
무작정 거는 기대는 아니고 당연히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가치에 큰 무게를 두고 움직이는 거지만. 그래도 너무 많은 시간을, 오래 할애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지도.
3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나쁘지 않다'다.
나쁘지 않다. 불행하지 않고 내 삶을 긍정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인간은 역시 약았다. 하락의 하락을 거듭할 땐 이런 잡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으니. 확실히 마음에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조금만 더 여유를 내서 이번 주말엔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여행이라도 떠나야겠다.
'나, 지금, 여기 > 아무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치 아무말] 2020년 총선 예측 - 조국사태는 착시였다 (0) 2020.04.03 [아무말] 고팍스 이벤트 참여한다고 잠 설친 썰 (0) 2019.07.04 [아무말] 친구와의 대화..."6개월쯤 횡보할 것 같은데?" (0) 2018.05.28 [아무말] 걱정이 너무 많아서 일단 지르기로 (0) 2018.05.22 [아무말] 이사 갈 집 찾다가...'서울이 넓긴 참 넓다' (2) 2018.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