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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이사 갈 집 찾다가...'서울이 넓긴 참 넓다'나, 지금, 여기/아무말 2018. 5. 15. 23:05
요즘 집을 보러 다닌다.
얼마 전 월세를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나서 '차라리 전세를 알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어제는 미아사거리역 근처에 집을 보고 왔고 오늘은 상봉역 인근의 집을 봤다.
두 곳 모두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두 곳의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미아사거리역 근처는 매우 번잡했다. 말 그대로 '복작복작'.
이 골목 저 골목으로 이어지는 먹자골목 자체도 복잡한데 그 골목을 빼곡히 채운 사람들의 오감이 더욱 번잡스러웠다.
어떤 이는 사람 사는 동네 같지 않으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긴 세월 대학가 주변에 살아 본 나로서는 피하고 싶은 동네다.
처음에야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특히 사람 구경도 많이 하고 좋지, 나중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내 마음마저 치이기 십상이다.
반면 상봉역 인근은 매우 시골스러웠다.
같은 서울인데도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한 동네다.조용하고 사람도 적고 동네 가게들도 옛날 느낌이 물씬 난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여력은 없었다. 걷느라 너무 지쳐서.
우연의 일치겠지만, 미아사거리역 근처에서 본 집은 신축 건물이었고 상봉역 인근에서 본 방은 조금 나이 든 빌라였다.
당연히 신축 건물이 깨끗하고 살기 편해 보였다. 하지만, 방이 좁았다. 건물 주변도 탁 막힌 기분이 들었다.
조금 나이 든 빌라는 조금 낡고 허름하고 어둡고 불편해 보였다. 하지만, 조금 넓었다. 그리고 건물 주변도 그나마 여유 있어 보였다. 아, 보증금도 쌌다.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서울 참 넓다. 이 넓은 땅에 내 한 몸 눕힐 곳 없으랴' 하는 생각과'서울 참 넓다. 언제쯤 내 집이 생길 수 있을까. 그게 가능이나 한 일인가' 하는 생각.
오늘의 아무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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