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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의 글쓰기> - 글쓰기엔 비법이 없다, 간혹 비상한 사람이 있을 뿐
    즐기다/책 2020. 4. 20. 16:38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씨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연설문을 작성했다.

    저자는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책에서 여러 글쓰기 기법을 설명한다.

    글쓰기에 왕도가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이 이 책에도 특별한 비법이 등장하진 않는다. 글쓰는 걸 좋아하고 직접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좋게 말해 기본이 담겨 있고 나쁘게 말하면 뻔한 말이 실린 책이라 할 수 있다.

    글쓰기의 기본, 특히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연설문 작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옆에 두고 읽을 만한 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글쓰기(소설, 수필 등) 비법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영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실 글쓰기를 가르치고 알려준다는 글들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

    이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다.

     

    [오늘의 문장]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중에서

    글을 잘 쓰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하루 아침에 실력이 확 느는 게 아니라서 더더욱 그런 듯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요.(저 역시 글을 잘 쓰고 싶지만 여전히 참 못씁니다.^^;) 잘 쓰는 법은 사실 별것 없죠...

    inowhere.tistory.com

    애초에 글쓰기라는 건 학습하는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체득하는 기술에 가깝기 때문이다.

    개인차는 있겠으나 많이 읽고 많이 쓴 사람이 조금 읽고 조금 쓴 사람보다 훨씬 잘 쓸 수밖에 없다. 글은 늘 정직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얼마나 고민하고 다시 썼느냐에 따라 그 글의 수준이 올라간다.

    다만, 이 책에는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특수한 상황과 특수한 인물들의 뒷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디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이 부분은 흥미롭고 유익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은 소감을 짧게 설명하면 이 글의 제목과 같다.

    글쓰기엔 왕도가 없다. 50대의 정치인이나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본인이 직접 글을 자주 써보지 않았다면 그 수준은 대동소이할 거다. 간혹 비상한 사람의 생각이 담긴 글을 만날 때에야 내 글이 형편없다고 생각하게 될 뿐이다. 그리고 그 비상한 이들의 글도 무수히 많은 노력의 과정을 통해 도달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많이 읽고 많이 쓰시라. 연구하고 표현하시라. 그게 유일한 글쓰기의 비법이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몇몇 구절을 옮겨놓는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의견(생각)이 있는 사람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의견이 없는 사람이다."고 할 정도로 생각을 중시했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과 상대가 듣고 싶은 내용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 "반걸음만 앞서가라. 아예 읽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글은 자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주제의 근거를 제시하고 그 타당성을 입증해보이는 싸움이다. 이 싸움은 좋은 자료를 얼마나 많이 모으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자료가 충분하면 그 안에 반드시 길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때로는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으로 글이 써지기도 한다. 자료와 생각의 상호작용이 낳은 결과다.
    노 대통령은 정치를 이렇게 얘기했다. "어젠다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세력으로 결집하는 게 정치다. 그러므로 정치인은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고 끊임없이 던져서 국민에게 생각이라도 해봐달라고 해야 한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다. 군살은 사람에게만 좋지 않은 게 아니다.
    읽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3C) :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콘셉트를 가지고, 독자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서 창의적인 화법으로 풀어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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