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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말 대잔치] 유시민 작가 발언에 화가 난 진짜 이유
    쓰다 2018. 1. 24. 16:48

    다음은 오늘(24일) <한겨레>에 실린 이원재 칼럼(아파트와 비트코인)의 첫 문단이다.

    ‘20~30대가 성공할 희망이 없어 불로소득을 노리는 암호화폐 투기에 빠져들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열풍에 대한 흔한 설명이다. 계층이동 사다리가 사라진 탓에 젊은 층이 ‘투기 세대’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나는 공감하기 어렵다. 기성세대 역시 투기 세대이기 때문이다. 상당수는 투기와 불로소득으로 재산을 형성했다. 그들에게는 암호화폐 대신 아파트가 있었다.


    나는 지난번 아무말 대잔치에서 <썰전>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 화가 났다고 썼다.

    유 작가가 보인 편향된 시각에 대한 불만과 일종의 배신감(?)이 분노의 이유라고 적었다.

    화가 난 이유를 나름 적는다고 했지만, 사실 논리적 근거로 설명하기보다 감정적 근거와 추론으로 가득 찬 글이었다.

    '무언가 더 구체적 이유가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지만, 지난 글을 쓸 때는 찾지 못했다. 그 답의 힌트를 위의 칼럼에서 발견했다.

    이원재 경제평론가는 위 칼럼에서 "기성세대 모두에게 아파트는 계층상승 사다리이고 분배제도였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이라는 투기공화국의 역사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코인 열풍을 '투기'라 일컫는 건 난센스라는 거다.

    이 평론가는 투기의 역사를 그치려면 부동산 투기부터 막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기성세대 역시 투기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 한 문장이 내 궁금증(화가 난 이유)을 해소해줬다.

    당시 내가 느낀 분노를 이제 한 마디로 다시 정리하면

    '왜 자기들은 해놓고 우리는 못하게 하냐'


    정도가 되겠다. 더구나 나 스스로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 생각하기에 '부동산 투기'='암호화폐 투기'라는 프레임조차 나로선 기분 나쁘다.

    모르긴 몰라도 부동산 투기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기분 나쁘긴 매한가지일 거다.

    "내가 그 땅에 얼마나 자주 갔는지 아느냐", "나름 정보 입수하고 공부해서 들어간 거다" 등 투기가 아니라 투자였다고 주장할 거란 생각이 든다.

    부동산 투자자와 암호화폐 투자자, 마찬가지 아닌가?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유 작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부동산은 암호화폐와 달리 실물이 있다'는 반박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난 이렇게 반박하겠다. 같은 실물인데 왜 강남의 땅값은 그리 비싸고 같은 평수의 시골 땅값은 가치가 없다시피 한가?

    그 땅 위에 무엇을 세우느냐, 그 땅 주변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것 아닌가?

    코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이라는 기반(땅) 위에 무엇(서비스)을 세우느냐, 다른 사업(혹은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거라고 본다.


    투기 열풍으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피해와 갈등은 인정한다. 범법행위가 성행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작용은 국가와 사회가 나서 법과 제도로 다스리면 된다.

    코인 투자를 투기 광풍으로, 도박으로, 중독으로 비유하는 저변에는 '어린 것들이 성실히 일할 생각 안 하고 한방만 노리다니...쯧쯧'이라는 속마음이 깔려 있다.

    그래서 화가 난 거다.

    자기들은 다 해놓고. 그래서 살 만해졌으면서. 그 풍요를 청년 세대에게 나누지도 않으면서.

    흔치 않은 기회에, 아니 다시 없을 기회에 청년 세대가 열광하는 것까지 도박 중독자로 매도하는 그 위선적 태도. 그게 정말 거슬렸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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